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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 위에 핀 작은 소나무

한국의료재단 공식블로그 2014. 10. 13. 15:10

 

북경에서 동북 방향으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젠커우(箭扣) 장성이 있는 마을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다 먹은 후 잠시 마을을 둘러보고 있는데 집 지붕 위로 햇살을 가득 머금고 있는 요란한 무엇인가가 보였습니다.

 

지붕에 무슨 장식을 저렇게 했는지 참으로 문화는 다양하다 생각하며 우두커니 지켜봤습니다.

조금 더 다가가니 마치 크리스마스 장식 때 액세서리로 쓸만한 소나무처럼 생겼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그저 장식은 아니고 지붕을 뚫고 솟은 것이 살아있는 생물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물건(?)이니 이름도 당연히 금시초문. 동네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탑화와송(塔花瓦松)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직역하면 , , 기와, 소나무? 그냥 줄여서 와송, ‘기와 위에 핀 소나무라고 주로 말한다고 했습니다. 여러해살이 풀로 작은 가시처럼 보이는 잎은 계절에 따라 연한 보라나 푸른 빛을 띠고 있습니다. 줄기를 따라 핀 꽃은 마치 이삭처럼 돋아나 방망이가 되는데 그 모습이 탑을 쌓은 듯 보입니다.

 

기와 지붕에 삐죽삐죽 솟아난 와

 

식당 주인은 100년 이상 된 집 기와 지붕 위에서만 자라고 피어난다고 자랑하는데, '하늘을 향한 탑 모양'이라는 탑형경천(塔形景天)이란 별명도 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사천(四川), 감숙() 등에서 많이 난다고 하는데 북경 외곽 산골 마을 농가 지붕에 등장했으니 참 뜻밖입니다.

 

호기심이 생겨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암 수술 후 전이 방지 등에 굉장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열을 내리고 해독(解毒)하며, 지혈(止血)하고 습()을 거두며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는 약재로 사용됩니다.

인제대학교의 연구결과에서는 와송 약물을 투여한 임상실험의 경우 실험 대상자의 71%에서 암 종양 억제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출처 : MBN 엄지의 제왕)

 

'와송'이라는 것을 한번 인식하고 나니, 북경에서 종종 보이는겁니다. 돌이 많은 산에 무더기로 핀 곳도 있고 등산을 하다 보면 곳곳에 자주 등장합니다. '암 환자에게 좋다면 이것들을 다 뽑아서 가져갈까?' 하는 얄팍한 생각조차 들기도 했습니다. 오래된 지붕 위로 날라와 기와를 뚫어낸 와송이야말로 그 효과는 최고일 것이지요.

 

1) 보랏빛 소나무가 기와 위에 앙증맞게 피어있습니다. 2) 바위 틈에서도 자라나는 식물의 생명력은 위대합니다.

 

우리나라의 이름은 '바위솔'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전국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고 양지바른 바위틈이나 전통 가옥의 기와 틈에 붙어 자랍니다. 한때 암 환자에게 좋다는 소문 때문에 이 재미난 이야기를 지닌 들꽃은 많이 사라지고 없다고 합니다. 필요한 사람의 마음이야 백분 이해하지만, 아름다운 꽃이 사라지지 않고 들과 산에 그리고 오랜 기와지붕을 소담하게 수놓으며 멋진 자태를 뽐내게 하면 좋지 않을까요?

 

 

글, 사진 최종명 문화칼럼니스트(pine@youyue.co.kr) /

편집 한국의료재단 홍보전략팀